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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방

세 부부 거제도 탐방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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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부 거제도 탐방기

1일차 : 복항마을(매미성) - 도장포마을(바람의 언덕) - 신선대

 

 

■ 언제 : 2020. 10. 9.(금) ~ 11.(일)

■ 어디로 : 거제 일원

■ 누구랑 : 이대감 부부, 권대표 부부, 우리 부부

 

 

흔적

 

일찍이 세 부부가 10월 9일 한글날 연휴를 이용한

거제도 1박 2일 여정의 여행 계획을 잡아 놓았다.

거제도에 있는 이수도란 섬을 1차 목적지로 하고

좋다는 곳 몇군데 더 찾아 다니기로 했다.

 

출발 하루 전, 권대표한테 이수도에 예약한 팬션에서 연락이 왔단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배가 뜰 수 없다는 불운한 소식이다.

문자 하나로 이수도 탐방 계획은 졸지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졌다.

 

그래도 우리 세 부부는 일단 거제도를 가기로 했다.

처음부터 거제를 겨냥했기에 그냥 그대로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가다보면 뭔 방도가 있으리라 여겼다.

어쩌면 꼼꼼하게 계획한 것보다, 뜻밖에 더 재밌는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우린 거가대교를 지나 가까운 매미성부터 갔다.

매미성은 당초 우리가 1박하기로 했던 이수도가 눈앞에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바람이 드세 배는 뜰 수 없는 상황이더라만 코앞에 두고 갈 수 없으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승선하면 5분 거리에 있는 섬이 이수도다.

통탄할 노릇이다.

 

전망 좋은 매미성을 거닐다 우리는 권대표가 알선한 숨은 맛집을 찾아 맛있게 점심을 먹고

거제의 유명한 명소,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두 곳을 찾았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는 서로 가까이 있어 탐방하기 좋았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인지 바람이 너무 드셌다.

 

드센 바람과 맞서 두 곳을 탐방한 우리는 바람이 줄어들 기미가 없어

일단 카페로 가 커피 한 잔 하면서 다음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바람도 피할겸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해야 했다.

 

남자들은 이수도 여정이 캔슬(cancel)되는 바람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그냥 올라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났는데

마나님들은 그냥 가기 아쉬운지 쉬 떠날 조짐이 없다.

 

더군다나 이 대감 와이프는 이번 여정을 위해 근무 일정을 조정했기에

모처럼 3일간의 긴 시간을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권대표 와이프가 이수도에 전화를 하니 다음날 배가 뜬다는 소식까지 더해진다.

집에 가자던 남자들 마음과는 달리 갑자기 2박 3일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차피 이수도를 가기 위해 왔으니 내일 이수도를 가고 내친김에 1박을 더하잔다.

이 대감 와이프도 모처럼 3일간 쉴 수 있게 되었으니 마나님들이 입을 모아 그리하잔다.

 

요즘 우리 나이 남자들이 어디 힘을 쓸 수 있나.

우리도 무조건 마나님들 분위기에 동조하기로 했다.

아니 동조라기보단 일방적으로 끌려갔다는 표현이 맞겠다.

졸지에 당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여정이 급박하게 2박 3일로 늘어졌다.

권대표가 급하게 첫날 머무를 숙소를 수배했다.

숙소는 "호텔 리베라"로 결정됐다.

2일차 숙소는 당연히 당초 예약했던 이수도 팬션이다.

 

태풍으로 인해 자칫 무산될 뻔 했던 세 부부의 거제 기행은

1박 2일 여정에서 마나님들의 강제로 인한 너그러운 낭군들의 배려로 2박 3일로 확정됐다.

막상 그리 결정하고 나니 잘 됐다는 생각에 오히려 우리도 기분이 좋다.

 

 

 

복항마을은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매미성이 있는 마을이다.

 

매미성 바로 앞에 있는 이 섬이 바로 이수도다. 부산 방면에서 거가대교를 지나면 멀지 않은 곳에 바로 있다. 첫날 매미성을 왔을 땐 태풍으로 배가 뜰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이수도를 바라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 다음이 언제가 될 진 다시 못 올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바닷가에 근접한 이 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 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홀로 쌓아올린 성벽이라고 한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한 것이 이제는 유럽의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성이 되었고, 그 규모나 디자인이 설계도 한 장 없이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이 매미성은 백순삼씨 개인의 노력으로 지어진 성벽이 방송을 타면서 일약 거제의 유명한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화려하거나 크게 세련되고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지만, 개인이 한 땀 한 땀 쌓아 올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굳건하게 세워졌고 미관도 아름다웠다. 한 번쯤 방문할 만한 곳이라 여겨진다. 

 

주차장도 혼잡했고, 관광객도 생각보다 많았다. 주변 배경이 좋아 젊은 청춘들의 데이트 코스로 부담없고 노약자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매미성에서 거제와의 첫 인연을 맺은 우리는 권대표가 한 번 갔던 멸치회랑 조림이 맛있다는 식당을 찾았다. 가는 길에 예쁜 코스모스가 갈바람에 하늘거려 가을 내음을 맡기 위해 차를 급정거했다.   

 

코스모스 밭에 해바라기 한 송이가 우뚝 선 것이 군계일학이다.

 

애써 찾아갔던 식당엔 가는 날이 장날이라 멸치회가 없어 병어회랑 조림으로 대신 배를 채웠다. 크게 알려진 식당은 아닌 동네 식당에 불과했는데 거기가 바로 숨은 맛집이었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은 우린 거제의 명소 바람의 언덕을 찾았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바람의 언덕은 풍차가 압권이다.

 

난, 풍차가 있는 곳까지 갔다가 갑자기 설사가 나올려고해 도장포 벽화거리로 가보지도 못하고 되돌아나와 일행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일행을 기다리며 사진이나 찍으며 경치 구경이나 했다.

 

 

저 아래까지 다 내려가지도 못하고 풍차 앞에서 사진만 찍어주고, 급해서 바로 돌아나왔다. 

 

동백나무 군락이 힘있게 보여 담아봤다.

 

일행이 오면 저기 보이는 신선대로 갈 것이다. 미리 코스와 분위기를 관망해 본다. 코스라고 해야 코스랄 것도 없다.

그냥 저기 보이는 바닷가 봉우리까지 가면 된다.

 

여긴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가 이웃하고 있어 양수겹장을 두기 좋다는 이점이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은 드셌지만 풍경은 일품이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탐방한 우리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일단 대피할겸 전망 좋은 카페로 들어갔다. 내일 이수도는 무산되었으니 앞으로 일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도 해보아야 한다. 제일 전망 좋은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