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부리큰제비갈매기
■ 언제 : 2023. 08. 22.(화)
■ 어디 : 포항 여기저기(칠포-청림-도구-임곡-형산강)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귀제비, 깝작도요, 뒷부리도요, 민물가마우지, 바다직박구리, 백할미새, 붉은발도요, 붉은부리갈매기, 붉은부리큰제비갈매기, 붉은어깨도요, 세가락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좀도요, 종달도요, 중대백로, 중부리도요 40수 정도, 큰왕눈물떼새, 흰물떼새(18종)
이게 웬 떡!
오늘은 욘석이 그동안 고생하며 다닌 수고로움을 한 방에 다 해결해 주었다.
자주 가는 포항 바닷가는 지난번 태풍 '카눈'으로 인해 백사장이 많이 너저분해졌다.
들리는 소문엔 중장비를 동원해 말끔하게 청소를 해
해초도 모두 없어지고 먹을게 없어 새들이 보이지 않는단다.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고 헛걸음하는 셈치고 칠포로 먼저 가 백사장을 훑어보고
다시 여기로 왔다.
소문과는 달리 백사장을 모두 다 청소한 건 아니었다.
청소를 한 곳도 며칠 지났기에 다시 해초가 밀려와 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새가 없지는 않을 것 같았다.
평소와는 달리 종종걸음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는 새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더 깊이 들어갔다. 평소보다는 더 많이 들어갔다.
드디어 새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성에 차진 않았다.
하지만 찍을 만큼은 보였다.
웬만큼 다 찍고 돌아서자니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반대쪽으로 또 들어갔다.
여긴 새가 더 없다.
돌아 나오는데 중부리도요 20여 마리가 날아와 앉는다.
오늘 가장 많이 찍었던 새라 무시하고 그냥 가려다 나한테 온 녀석들을 그냥 보내기 싫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함께 더 놀아주었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에 검은 베레모를 쓰고 부리가 빨간 녀석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지도 않고 마치 갈매기가 바다 위를 활공하듯 좀은 점잖게 날아오는 게 아닌가.
부지불식간이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 녀석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 엉겁결에 샷을 날렸다.
설핏 보기엔 제비갈매기류 같아 보이는데 한 눈에 봐도 크기가 달라
오늘 운이 좋다면 뭔가 한 건 했을 것 같다는 촉이 왔다.
집에 와서 욘석부터 검색에 들어갔다.
한 번도 찍은 적이 없었던 얘라 이름을 불러줄 수 없었기에 궁금증부터 해소해야 했다.
동정 포인트를 짚어가며 검색한 결과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 나왔다.
'붉은부리큰제비갈매기'
정녕 얘가 걔란 말인가?
눈 앞에 두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부리는 붉으니 '붉은부리'겠고 제비갈매기보다는 크니까 '큰'이라는 말이 붙은 게
오동정을 한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다리도 검어 확실함이 더했다.
땡잡았다.
4계절 이 동네를 얼마나 열심히 다녔던가?
여길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이 녀석을 여기서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21년도엔 형산강에 나타나긴 했었지만
여기선 내가 최초다.
여긴 코로나에 걸려 체온이 38.6º를 상회해도 다녀갔었고
어디 갈만한 곳이 없으면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었다.
올 여름 보상은 이 녀석으로 다 끝났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정찰하듯 날아다니다 나를 보고
마치 박씨를 물고온 제비처럼 뜻밖의 선물을 주고갔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어딨나.
그래 그래야 한다. 그럴 줄 알아야지.
고생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지.
그래야 세상이 공평타당하지. 그렇지 아니한가?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분명하자면 매사가 공정해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판을 보라. 어찌 공정하기만 하던가?
정답은 간 곳 없고 오로지 나만 내 편만 우위를 점령하면
마치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여기는 자들이 어디 한 둘이던가?
각설하자면 그렇다.
모두 부질없는 잡담이다.
잡념없이 그저 열심히 다니다보면
꿩도 잡고 매도 잡는 날이 온다.
보상따윈 그릇된 상념에 불과하다.
그저 새를 좋아하기만 하면 될 일이다.
<펌>다음 백과 야생조류필드가이드
분류 : 갈매기과(Laridae) |
서식지 :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에서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남아시아, 중국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 번식하고, 비번식기에는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 등 폭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
크기 : L47~53cm |
학명 : Hydroprogne caspia Caspian Tern |
서식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에서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남아시아, 중국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 번식하고, 비번식기에는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 등 폭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2001년 3월 18일 낙동강 하구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형산강, 천수만, 남양만, 제주도, 경포호, 흑산도 등지에서 기록되었다. 불규칙하게 도래한다. 주로 봄철에는 3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가을철에는 8월 중순부터 10월 초순 사이에 관찰기록이 있다.
행동
갯벌, 하구, 해안 습지, 해안가 호수에 서식한다. 단독으로 행동하며 갈매기처럼 무게 있게 비행한다. 부리를 아래로 향하고 날다가 물고기를 발견하면 다이빙해 잡는다.
특징
괭이갈매기와 재갈매기의 중간 크기다. 다른 종과 혼동이 없다. 육중한 부리는 붉은색이며 끝 부분이 검은색이다. 몸윗면은 엷은 회색이며 몸아랫면은 흰색이다. 가운데가 약간 들어간 제비꼬리 모양이다. 날 때 날개아랫면의 첫째날개깃 끝 부분이 검은색으로 보인다.
겨울깃
여름깃과 비슷하지만 머리에 흰색 점이 흩어져 있다.
1회 겨울깃
성조 겨울깃과 비슷하다. 둘째날개깃과 첫째날개덮깃, 꼬리깃 색이 성조보다 더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