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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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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보면 뭔가 보이겠지

 

 

■ 언제 : 2023. 11. 30.(목) 
■ 어디 : 가창

■ 누구랑 : 지인 한 분
■ 탐조 내용 : 다람쥐, 검은머리방울새, 말똥가리, 양진이 1회겨울깃 수컷, 양진이 1회겨울깃 암컷, 양진이 성조 암컷, 양진이 수컷

 

 

아무 생각없이 갔다.

내 앞에 뭔가 내가 원하는 뭣이 나타나리란 그런 기대는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럴 땐 꼭 뭣이 거짓말처럼 내 앞에 나타나곤 한다.

오늘도 늘 그랬듯 단 한 번도 재미를 못 본 그곳부터 먼저 들렀다.

행운은 거기서 찾아왔다.

 

처음엔 물오리나무 높은 가지에 검은머리방울새만 보여

찍어봤자 그림도 안 되어 대충 찍고 돌아 나오는데

갑자기 딱새 한 마리가 날 놀래키며 퍼드득 날아간다.

 

딱새 수컷 한 마리

오늘은 이 녀석이 효자다.

날 놀래킨 녀석이 내가 이 산을 찾은 목표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네 마리다.

그것도 높은 나뭇가지가 아닌 멀지도 않은

내 앞에 바로 내 앞에서 겁없이 재롱을 떤다.

 

이럴 수도 있구나.

이 녀석을 만나기 위해 해마다 겨울이면 찾았었는데

그때마다 그림자조차 보여준 적이 없다.

설원에 앉은 태백을 가야하나 어쩌나 조바심을 내곤 했던 녀석이다.

그런 녀석을 올해는 여기서 만난다.

 

다른 분들은 여길 왔어도 운이 잘 닿지 않았지만

올해는 난 70% 정도의 확률을 취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많이 봤다고 해도 봤다고 자랑하기도 그렇다.

주변이 어수선해 좋은 장면의 사진을 건진 건 한 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마치 그 원을 풀어주듯

갑자기 딱새 한 마리가 길잡이가 되어 날 인도해 주었다.

운수대통한 날이다.

 

네 마리나 있었는데 여러가지 형태를 다 지니고 있었다.

암·수를 비롯 겨울깃과 성조의 모습을 띤 녀석까지 골고루

그~참! 보자니 한 방에 다 본다.

 

꼭 마음을 비우고 빈손으로 가리라 생각하고 가면

뭔가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온다.

꼭 보고 가야겠다고 덤비면 오히려 실패한 경험이 많다.

 

날마다 아무 생각없이 가야겠다.

그래야 이런 행운이 찾아오지.

 

새를 찾다가 득도하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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