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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낭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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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둘기

Hill pigeon

굴비둘기, 양비둘기

 

 

■ 언제 : 2024. 02. 28.(수)

■ 어디 : 남원 광한루, 구례 화엄사

■ 누구랑 : 지인 부부랑 우리 부부 그리고 마리
■ 탐조 내용

   광한루 : 검은이마직박구리, 물까치, 원앙, 밀화부리, 큰밀화부리

   구례 화엄사 : 물까치, 말똥가리, 밀화부리, 낭비둘기

 

 

 

낭비둘기는 비둘기목 비둘기과의 새로 시베리아 중부와 동남부, 티벳 동부, 몽골, 중국 북부, 한반도 일대에서 서식하고 2아종으로 나눈다. 굴에서 산다고 해서 굴비둘기라고도 하고 집비둘기와 다른 종이다. 해외에서 유입되어 양비둘기로 불리어 외래종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한다.

 

집비둘기(Columba livia var. domestica)는 Rock Dove(Columba livia)가 선조이며, 주로 도심지에 산다. 낭비둘기는 섬의 절벽과 바위산, 다리 교각 등에서 무리 지어 살며 도시 근처로는 잘 접근하지 않는다. 과거엔 우리나라 토종 비둘기였지만 요즘은 집비둘기에 밀려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집비둘기와는 상당히 가까운 친척사이로, 생긴 것이 너무 닮아 조류 전문가들도 구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고라니와 낭비둘기를 비교하자면, 고라니는 우리나라에는 농작물을 해칠 정도로 흔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봐선 귀하디귀한 몸이다. 이와 반대로 낭비둘기는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땐 너무 흔한 새라 멸종위기 걱정이 없지만, 우리나라에선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어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보다도 더 귀한 실정이다.

 

낭비둘기는 토종 비둘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종이었으나 집비둘기의 원종인 바위비둘기(Rock Dove)가 대거 유입되면서 경쟁에서 도태되고, 양비둘기와 바위비둘기 간의 교배로 잡종 비둘기들도 많이 생겨났다. 2000년대부터 전남 구례의 화엄사가 낭비둘기들의 유일한 내륙 서식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개체 수가 점점 감소해 2009년에 자취를 감춘 듯 했으나 다행히 그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유지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행하고 고무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구례의 천은사에서도 낭비둘기가 서식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마는 거긴 아직 가보지 않아 직접 확인한 바는 아니다. 한 때는 집비둘기와 구분이 잘 안 되고 배설물로 인해 일반 집비둘기 취급을 받은 적도 있던 낭비둘기가 요즘 화엄사에선 멸종위기 Ⅱ급 낭비둘기 보호 및 관리를 위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실로 환영하는 바이다.

 

비둘기는 워낙 변종이 많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집비둘기와 낭비둘기도 모습이 흡사해 구별이 쉽지 않다. 두 종을 구별하는 명확한 동정 포인트는 낭비둘기는 허리가 흰색이며 꼬리는 회색이고 중간 지점에 폭 넓은 흰색 띠가 있다. 그리고 꼬리 끝은 검은색이다. 꼬리 끝 쪽의 흰색과 검은색 배열과 꼬리와 허리 사이의 흰 부분 이 두 개의 특징 중 하나라도 빠지면 낭비둘기가 아니다. 지리산 화엄사나 천은사 등에서 보지 않았다면 모두 집비둘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광한루에서 생각보다 일찍 목표를 달성해 남은 시간이 넉넉했다.

해서 모처럼 마음 먹고 마나님들 콧바람 쐬어드린다며 광양매화마을로 가다가

고속도로로 빠져나온 톨게이트가 하필이면 구례 화엄사로 가는 길이라

차 안에서 전화를 걸어 뒤따라 오는 지인한테 전화를 했다.

 

화엄사에 가면 여기 아니면 못 보는 비둘기가 있는데 그리 가시려는지 의사를 타진했다.

지인도 아직 못 봤다며 흔쾌히 장단을 맞추어준다.

엉겁결에 매화마을로 가던 광양길이 졸지에 구례로 뒤바뀌었다.

 

아내들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진 불법전환이었지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사실 은연 중 아내들도 당연히 그리 동참해 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면 감히 우리 나이에 우리가 함부로... ㅋ

 

각황전 처마에 있어야 할 비둘기가 안 보인다.

지나가는 스님한테 물어보자니 괜히 꺼끄럽고 물건 파는 할매한테 물어봤더니

할매도 잘 모르신다. 말씀하시는 어투로 봐선 비둘기가 똥싸는 통에 좋아하긴 먼 당신인 모양이다.

 

하지만 우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결국 우리가 찾고자 했던 비둘기를 찾고야 말았다.

비둘기들은 활동을 하지 않고 고요한 틈새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주무시고 계셨다.

찾기 어려웠지만 결국 우리가 찾고야 만 것이다.

오늘은 어째 새도 잘 보이고 찾으면 거리도 좋다.

 

세 마리가 보이더니 여기저기 틈새로 더 많은 개체가 숨었다.

한 곳에 10 마리는 더 있어 보인다.

몇 년 전에 화엄사 흑매로 더 유명한 홍매를 찍으러 왔다가 담긴 했었지만

그 때는 렌즈로 그랬고 거리도 멀었다.

이번엔 좁은 틈새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주였지만 그래도 근접해서 찍었다.

 

사라져간 우리 토종비둘기라 그런지

자세히 보니 더 이쁘고 더 귀해 보인다.

모두 멸종되기 전에 잘 보호해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새에 애착이 덜 했을 땐 화엄사의 흑매와 야매만 눈에 들어오더니

새에 심취하고나니 비둘기만 눈에 들어온다.

화엄사 비둘기는 그냥 비둘기가 아니다.

낭비둘기이며 굴비둘기 혹은 양비둘기라고도 한다.

지금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그럴만도 하지 않나?

 

보호하자.

우리 토종비둘기 낭비둘기

 

그런데 얘들은 집비둘기와 교잡종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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