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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2022. 8. 26.~27. 강화도 대학 동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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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대학 동기 모임

■ 언제 : 동기 모임 2022. 8. 26(금) ~ 27(토), 나는 남석이랑 하루 더 머뭄(28일 일요일까지)
■ 어디 : 동기 모임 1박 2일은 강화도 일원에서
1일차 - 전등사, 함허동천 이동 카페 티타임, 동막해수욕장 산책, 숙소 프로포즈로 이동
2시경 강화도 대명포구 집결(함께 타고온 남석이는 동기들과 합류하고 나는 탐조 시간이 부족해 점심도 거른 채 홀로 강화갯벌 중심으로 탐조 그리고 저녁 시간 숙소에서 합류)
2일차 - 석모도 보문사, 교동도 대룡시장, 카페 조양방직에서 티 타임 후 해산
2일차는 동기회 일정대로 함께 어울림(탐조는 못함), 동기 일정이 끝난 후 함께 온 남석이랑 인천으로 가 이번 모 임에 참하지 못한 인천 친구와 만남, 셋이서 저녁 식사하고 차 한 잔 후 남석이랑 둘이 숙소로 가 모처럼 꿀잠
3일차 - 남석이랑 아침 식사 후 밴드 회원인 인천 분을 만나 용현갯골 탐조, 파주 공릉천, 매향리갯벌 탐조
■ 누구랑 : 동기 11명 참석(안형*, 이충*, 조동*, 정남*, 권혁*, 양승*, 박용*, 남상*, 남순*, 조창*, 나)

이번 모임은 길이 멀다.
강화도까지 가야 한다.
내비로 찍어보니 323.7km에 쉬지 않고 달렸을 경우 3시간 59분 걸린다.
가다가 충전하고 가면 5시간은 족히 소요된다.

울산 친구 남석이랑 같이 가기로 했다.
우리동네까지 오면 내 차로 이동할 생각이다.
전기차로는 다소 무리인 듯 하지만 내 차로 가는 게 여러모로 낫다.

대명포구에 1시까지 집결이다.
8시에 남석이랑 만나 출발했다.
가면서 천안역에 들러 여수 친구 충*이랑 대전 친구 형*이를 태워 가기로 되어 있다.

장소가 강화도다. 개인적으론 구미가 당기는 곳이다.
요즘 도요물떼새가 속속 들어오는 시기라 나로 봐선 잘됐다.
어차피 여길가면 내 입장에선 탐조를 아니할 수 없다.
친구들한테 다소 미안한 감이 들지만 개인적으로 여기까지 탐조 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어 도리 없다.
친구들 모두 이해를 잘해주지만 미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천안역에서 4명이 합류한 후 강화의 대명포구로 달렸다.
충전을 하고 부지런히 달려갔지만 우리 일행은 1시간쯤 늦었다.
나는 탐조할 시간이 없어 점심도 거른 채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 홀로 갯벌탐조에 나섰다.

강화에 가면 여차리-동막리-동검리를 중심으로 갯벌 탐조 계획을 이미 세워 놓았다.
파주에 거주하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황산도에 가보라기에 거길 먼저 갔지만, 새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세운 코스대로 움직였다.

마침 내가 가는 코스가 우리가 정해 놓은 숙소로 이어지는 길이다.
잘 됐다.
여차리 철새해변으로 갔다.
길도 차 한 대 겨우 들어가는 외길이고 삭막했다.

새라고 해야 마도요 무리 일색이었고 그나마 물때가 맞지 않아 얘들도 갯벌과 멀리 동떨어져 있다.
분위기만 살피고 곧 자리를 떴다.
촬영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동막으로 가는 길에 새가 있을 법한 갯벌이 보인다.
무턱대고 들어갔다.
아주머니 한 분이 오시면서 여긴 사유지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단다.
멀리서 새를 찍기 위해 왔다고 했더니 아저씨 한 분이 계시니 말씀 잘 드리고 찍고 가라신다.

허락을 득하고 갯벌로 이어지는 둑방길을 걸었다.
1.5km쯤 되어 보인다. 둑방을 돌아 나오면 도합 4.5km는 될 것 같다.
멀리 백로가 날아다니고 저어새 무리가 100수 정도 보인다.
다른 새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돌아 나오는 길도 둑이 연결되지 않아 멀리 돌아 나왔다.
배도 고파 죽겠는데 발걸음만 고달프게 됐다.

보아하니 오늘은 저어새로 만족해야 할 모양이다.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는 내가 사는 곳과 비교적 가까운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에서
겨울이면 늘 보지만, 저어새는 남쪽 지방에선 보기 어렵다.
저어새라도 실컷 찍어야겠다.

저어새 가까이 접근했다.
녀석들이 떼거리로 날기도 하고 접근 거리도 짧아진다.
촬영하기 좋다.
저어새를 중심으로 날샷과 함께 다양하게 찍었다.
저어새 촬영만큼은 대만족이다.

숙소 가까운 동막리 쪽으로 이동했다.
이제 친구들과 합류할 시간도 다됐다.
3시쯤 움직였으니 촬영 시간이 태부족이다.

내일은 혼자 따로 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인데 혼자 새를 찍는답시고 동떨어지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
오늘 많이 봤어야 하는데 기대한 만큼 보질 못해 많이 아쉽다.

숙소에 도착한 친구들과 합류했다.
모두 날 기다리고 있다. 쏘리~~~
숙소는 생각보다 좋았다.
좋은 데는 이유가 있는 법
돈이 비싸다. 두 실을 빌렸는데 하룻밤 유숙비가 도합 55만 원이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시간이 짧다.
늘 하룻밤으론 부족하다.
잠자는 시간도 3시간 남짓했는데 그마저 잠을 설쳤다.
선잠을 잔 것이다. 비몽사몽이다.
내일 갈 길이 먼 데 걱정이다.

식사 후 교동도 대룡시장으로 갔다.
교동도 대룡시장은 6.25 때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 온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시장을 본떠 만든 골목시장이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로 거듭나 강화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필수코스가 된 곳이다.
옛 정취가 그대로 묻어 있는 향수가 베인 곳이라 정감이 많이 갔다.

시장에 잠시 머물며 어릴 때 향수를 느낀 우리는
그 기분 그대로 안고 조양방직이란 카페로 이동했다.
방직공장을 카페로 전용한 이곳은 현재 강화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아직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지만 코로나 전염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
몸으로 때울 모양이다.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갔다.
이제 우리도 모두 각자 갈길을 가야 한다.
서울, 대전, 대구, 울산, 여수, 논산 등 모두 제 갈길로 가야 한다.

모두 집으로 가는데 남석이와 나는 인천으로 갔다.
마음 같아선 강화도를 더 탐조하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인천에서 창* 교장이랑 만났다.
인천 교육에 큰 짐을 맡고 산 친구였지만, 이 친구도 세월이 비켜가진 못한 것 같다.
가려거든 저만 가지 우리는 왜 동참해야 하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저녁 식사하고 차 한 잔 후 인천 친구랑 이별하고 숙소로 이동했다.

나는 소주 한 잔하고 술김에 푹 자고 싶었는데 술을 못하는 친구는 별 생각이 없다.
잠시 고심한 후 나도 참고 내일을 위해 눈을 붙이기로 했다.
어젯밤 잠을 설쳐서 그런지 오늘은 꿀잠을 잤다.
밖에 나오면 잠을 설치는 유형인데 잠을 설치지도 않고 아주 깊게 푹 잤다.
오랜만에 잔 단잠이다.

아침이 상쾌하다.
숙소 가까운 식당에서 해장국 한 그릇 하고 용현갯골로 이동했다.
용현갯골은 밴드를 통해 댓글을 주고받는 인천에 거주하시는 분으로부터 안내를 받았다.
용현갯골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치 이상이었다.

용현갯골은 어차피 인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가야 했기에 당초 계획에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자니 시간도 없고 갈 곳이 많아 생략할까 싶었는데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라 또 언제 오겠나 싶어 마음을 바꾸었다.
여길 가지 않았으면 화옹지와 매향리를 들린 후 천수만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코스를 바꿔 다시 파주 공릉천을 거슬러 매향리를 마지막으로 마감할 작정이다.
그럴 경우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

공릉천에 가는 목적은 정해져 있다.
꺅도요사촌과 바늘꼬리도요 그리고 쇠뜸부기사촌을 만나기 위함이다.
이 녀석들은 여기 아니면 만나기 어렵다.

운이 좋은지 도착하자 바로 녀석들이 보인다.
꺅도요류가 보이지 않아 애를 태웠지만 쇠뜸부기사촌은 바로 만났다.
논길을 돌면서 꺅도요류도 봤다.
녀석들이 워낙 예민한지라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주진 않았지만 인증샷은 건진 셈이다.
다만 쇠뜸부기사촌을 찍었다는 건 쇠뜸부기사촌이 아니라 흰날개해오라기였다.

흰날개해오라기는 굳이 안 봐도 되는데 욘석이 덜컥 찍힌 것이다.
논두렁의 어지럽게 핀 풀숲에 고개를 살짝 내민 녀석이라 쇠뜸부기로 착각했다.
원하는 쇠뜸부기사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쉽다 아쉬워~
이제 이 녀석을 언제 다시 만날꼬~~~

이번 여정의 마지막 탐조지는 매향리다.
밴드 지인으로부터 자세한 주소지를 받아 포인트를 찾는데 무리 없었지만,
매향리도 날 그리 환영해 주지 않았다.
뭔가 많이 있긴 한데 물때가 맞지 않은지 짜슥들이 멀리 있다.

그래도 먼길 왔다고 그냥 보내진 않았다.
그 귀한 염주비둘기를 본 것이다.
멧비둘기 두 마리와 멧비둘기보다 덩치 작은 염주비둘기 한 마리가 앉았다.
그게 내 눈에 띄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다.
딱 한 컷, 딱 한 장밖에 못 찍어 아쉬웠지만 인증샷이나마 건졌기에 큰 행운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탐조객들이 많았지만, 그 많은 탐조객들 중 얘를 발견한 사람들도 못 찍었다.
잠시 앉았다 날아가는 바람에 찍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걸 난 고맙게도 한 장이나마 건졌다.
녀석이 멀고 먼 긴 여정의 마지막 선물을 안겨준 것이다.

이제 갈 길이 멀다.
4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그래도 이번 탐조여행은 좀 낫다.
친구랑 함께 오니 먼길이지만 지겹지가 않다.

2박 3일
반가운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탐조
실익이 많았던 여행이다.

함께해준 친구 남석이가 고맙다.
무던한 친구
속이 깊은 친구

이 친구는 또 울산까지 내려가야 한다.
아마 도착하면 12시쯤 될 것이다.
친구야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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