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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10월 천수만 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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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천수만 탐조

 

■ 언제 : 2024. 10. 11(금)

■ 어디 : 검은여-서산버드랜드-천수만-간월도-궁리항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검은딱새, 기러기 수만 마리, 청다리도요, 황새 등

 

 

 

별 거 없는 줄 알고 있지만 연례행사처럼 이 시기만 되면 또 여길 찾는다.

헛걸음은 버릇이다. 새들이 날 그렇게 만들었다.

 

자는 둥 마는 둥 새벽 4시쯤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용변만 해결하고 수염도 깍지 않은 채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르고 아내가 미리 삶아 두었던 고구마 다섯 토막과 약간의 빵

그리고 두유 3개와 생수 2통을 챙겼다. 별로 챙긴 것도 없지만 이 정도면 하루를 버틸만하다.

 

여길 가면 난 늘 이 경로를 즐겨 다닌다.

어떤 땐 재미도 보고 어떤 땐 오늘 같이 별 재미없는 날도 있다.

탐조란 롤러코스트를 타듯 두렵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한 것이다.

 

오늘은 새가 없어도 너무 없다.

여길 잘 아는 지인이 지금 여길 와도 별 재미없을 거라는 말을 했었지만

그 말을 무시하고 왔더니 마치 '내 말이 맞지'란 걸 증명이나 하듯 기러기만 날아다녔다.

기러기류만 벌써 수만 마리 아니 수십만 마리가 와 있는 듯했다.

 

흰마빡이 있는지 줄기러기라도 찾아볼 요량이었지만 먼 곳에 그것도 빽빽하게 수 없이 많은

기러기 무리 중 얘들을 찾는다는 건 그야말로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다.

눈알만 뱅뱅돈다. 이럴 땐 얘들 찾는 건 진즉 포기하는 게 몸에 이롭다.

 

당일 왕복 600km를 넘게 운전하고 여러 지역을 탐조했어도 집에 도착하니 6시가 좀 넘었다.

새가 없어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먼 길 떠나 일찍 오니 좋긴 하다만 그래도 뭔가 좀 아쉽기는 하다.

 

아무리 그러려니 하고 갔어도 그런 건 그런 거다.

 

 

 

 

검은딱새

 

 

청다리도요

 

 

황새 D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