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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유부도 탐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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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물떼새들의 천국 '유부도' 탐조기

 

■ 언제 : 2021. 10. 7.(목)

■ 어디 : 유부도

■ 누구랑 : 세명(조류 사진 선배님들과 함께)

 

이 사진은 서천군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는 섬

수영 잘하는 사람은 헤엄쳐서 갈 수 있을 것 같은 섬

하지만 이 섬은 가깝고도 멀다.’

 

이동 수단이 배인 만큼 주민들도 물이 차야 섬을 나올 수 있고

우리 같이 새를 보러 가는 사람들도

물이 차야만 들어 갈 수 있다.

물때를 잘 맞추어야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조류 세계에 입문하고 해가 거듭되니

조금씩 눈이 뜨이기 시작한다.

눈이 뜨이면 자연히 내재된 욕구가 자극을 받는 법

조류 특집 환경스페셜 같은 프로를 보노라면

나도 어청도, 유부도, 외연도를 망라해 다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不狂不及이라고 했던가?

미쳐야 미친다고 하더니 딱 그 말이 맞다.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이도 다녔다.

 

오늘은 새를 찍다가 만난 조류계 선배 두 분과 함께 유부도를 갔다.

꼭 한 번은 가리라 생각했던 곳이지만, 가는 길이 만만찮아 늘 망설이기만 했던 곳이다.

형산강에서 물수리를 촬영하다가 마침 유부도를 간다는 두 분을 만나

예기치 않게 동행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차제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유부도는 과연 듣던 그대로 보던 그대로 새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지상낙원이랄까 파라다이스란 말이 절로 떠올랐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실로 믿기지 않는다.

 

막상 현장에 도착했을 땐 비가 쏟아져 낙심천만이었지만

퍼붓던 비도 새를 향한 우리 일행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지,

나름 행운이 따라 주었다.

 

검은머리물떼새, 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민물도요, 좀도요, 왕눈물떼새, 큰왕눈물떼새

환경스페셜에서 보던 민물도요새들의 환상적인 군무

거기다가 그 귀한 검은머리물떼새들의 군무와

마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의 군무까지 겹쳐 봤으니

말해 무삼하리오.

 

외연도에 갔을 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받았다.

외연도에선 처음 보는 새들과의 만남으로 종추의 기쁨을 누렸다면

유부도는 민물도요새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에 그저 아연실색하기만 했다.

쬐그마한 얘들 수천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은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합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또 가고 싶다.

여긴 멀지만 가야할 이유가 분명하다.

조류 사진을 촬영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여긴 가면 좋다.

어디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단 말인가?

 

무릇 귀로 듣는 것은 눈으로 직접 보느니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 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 보는 것은 손으로 직접 판별해 보는 것만 못하다.

 

유부도로 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직접 셔터를 눌러봄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크나큰 홍복이리라.

 

 

 

유부도를 알고 가자.

탐조객들의 파라다이스 유부도

 

- 유부도는 전북 군산에 더 가까이 있지만 행정구역상은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에 속해 있는 4.2km의 해안선과 면적 0.77km²에 달하는 자그마한 섬이다. 육지와의 근접거리는 장항 도선장에서 약 8km 배로 20분 정도, 군산 내항 부두에서는 불과 1.5km 배로는 5분밖에 걸리지 않는 육지에서 아주 가까운 섬이다.

 

- 서천군에 소재한 섬은 총 15개가 있지만, 그 중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유부도가 유일하다.

 

- 유부도는 오랜 옛날부터 유배지로 알려져 왔으며 고려 때에도 많은 선비가 귀양와서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섬 이름은 임진왜란 때 아버지와 아들이 피난을 와서 섬에 머물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살던 섬은 유부도, 아들이 살던 섬은 유자도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하게 되었다.

 

- 1965년 염전을 만들기 위해 이 섬에 입도한 조현상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유부도에는 7가구 10여명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염전과 김양식으로 노동인구가 유입되면서 주거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정신질환자 수용기관인 수심원이 들어서면서 인구는 350여명으로 급증했으며, 일자리와 수심원이 사라지면서 주거인구는 다시 급감했다고 한다. 이 내용은 서천군홈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이 자료를 게재한 날이 언제인지 모르겠다만 작성일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섬에는 32가구 54여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어느 님 블로그에 보니 주민의 얘기를 들었는지 현재 1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고 썼던데 직접 확인한 바는 아니다.

 

- 이 섬은 한 때 지옥의 섬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적도 있다. 그 이유는 1974년도에 설립된 정신질환자를 수용했던 사회복지법인 장항 수심원때문인데, 허울 좋은 명분하에 멀쩡한 사람마저 끌려와 자그마치 25년 동안이나 인권유린의 악행이 자행됐다고 한다. 결국 이 시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1997년도에 강제 폐쇄 조치되었다고 한다.

 

- 새를 따라 갔다만 처음 발을 딛은 유부도라 먼저 유부도란 섬에 대해 알고 싶어 조사하던 차 재미난 통계를 봤다. 서천군청에서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게재한 내용을 봤는데 2015년 총 26개 정점에서 조사한 저서무척추동물의 서식밀도, 생물량, 개체 수와 갯벌의 면적을 고려하여 금강하구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한 결과 서천군의 다른 갯벌이나 군산시의 해안갯벌에 비해 자그마한 섬인 유부도 모래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부도 주변 갯벌의 연간 경제적 가치는 무려 약 1,575억 원에 상당한다.

 

- 유부도의 드넓은 갯벌은 도요물떼새가 서식하기 좋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매년 수 만 마리의 도요물떼새가 중간기착지인 유부도에서 머무르면서 충분한 영양을 보충하여 번식지와 월동지로 이동한다. 이런 도요물떼새들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주는 유부도에는 매년 많은 수의 도요물떼새가 도래하는데 그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약500개체 이하가 생존하고 있는 넓적부리도요를 비롯하여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사촌,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와 같은 천연기념물과 환경부 멸종 위기 종으로 보호하고 있는 조류 중에서 많은 개체수가 찾아오는 것으로 확인 되고 있으며 특히 검은머리물떼새는 약4000여 마리 이상이 월동하는 곳이어서 철새들의 서식지로 매우 가치가 높다. 이곳 유부도 갯벌은 2008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고 2009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여 보호하고 있다.

 

- 최근 유네스코가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을 자연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등재된 총 15개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부터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까지 5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이어진 연속유산이다. 이 가운데 여행객들로부터 주목받는 곳이 서해안의 작은 섬 유부도다. 한때 간척지로 개발돼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유부도 갯벌은 세계적인 생태 탐방 명소로 떠올랐다.

 

- 코앞에 있지만 유부도에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정기노선이 있는 것이 아니어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주민들도 육지로 가자면 물이 차야 배로 이동할 수 있다. 지금 이 섬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섬마을 사람 외 철새를 연구하는 사람이나 갯벌 생태를 조사하는 학자 그리고 조류애호가들이 다다. 이 섬에 가고 싶은 사람들은 주민 개인 소유의 배로 입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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