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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길어 더 돋보이는 오목눈이
■ 언제 : 2021. 1. 20.(수)
■ 어디로 : 대구수목원
■ 누구랑 : 아내랑
오늘은 오목눈이 잔칫날이다.
온 수목원을 얘들이 헤집고 다닌다.
욘석들도 재바르기로 말하자면 뱁새 못지 않다.
좀체 거리를 주지 않는데 오늘따라 얘들 조차 유감없이 친근감을 과시한다.
내가 어젯밤 무슨 꿈을 꾸었지?
내게 무슨 향긋한 냄새가 나나?
내 몸에 꿀 발렸나?
오늘 수목원에 있는 모든 새들이 내 곁에 있다.
나만 보면 '걸음아 날 살려라' 하던 녀석들이 오늘은 정도 이상의 친절을 베푼다.
그동안 수목원에 뻔질나게 들락거리던 날 관찰하더니
저 사람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싶었나 보다.
그랬던지 오목눈이 녀석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
내 앞에서 과감하게 목욕재계까지 한다.
심지어 날개짓을 하면서 깃털에 묻은 물을 나한테 튕기기까지 한다.
오목눈이한테 물방울 세례 받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구만.
실컷 맞아줄테니 다음에 오거든 오늘처럼 날 반겨주기나 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