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나무

연꽃/물옥잠/보풀

728x90

연꽃/물옥잠/보풀

 

■ 언제 : 2022. 7. 30(토)

■ 어디 : 주남저수지와 우포 한 바퀴

■ 누구랑 : 혼자

 탐조물 : 연꽃, 물옥잠, 보풀, 흰뺨검둥오리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다.

오늘은 그동안 부족한 운동량이나 채워야겠다.

 

그럼 오늘은 주남저수지 물꿩과 우포늪을 한 바퀴 탐조하는 것이 낫겠다.

100% 허탕 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고 마음먹고 걷기나 해볼까 싶다.

 

예상한 바대로 주남의 물꿩은 멀고도 멀다.

새끼가 보였지만 거리가 너무 멀다.

대충 한 번 살펴보고 주남탐조대로 이동했다.

거기도 물꿩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도 너무 멀다. 메마른 저수지 저 멀리 있다.

 

정 볼 게 없으면 활짝 핀 연꽃에 앉은 개개비라도 찍으려 했더니만

그 소란스럽게 울어대는 개개비 소리도 거의 안 들리고

연밭 속으로 날아다니는 녀석도 한 마리 없다.

욘석들 마저 등을 돌린다.

 

화풀이하듯 주남을 한 바퀴 돌았다. 물론 차량 이동이다.

여기도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

 

올라오면서 우포늪으로 갔다.

우포 물꿩을 찾기 위함인데 욘석도 있는지 없는지 기척조차 없다.

작년 물꿩 촬영은 우포가 대세였는데 올해는 영 아니올시다.

 

목포제방 주변을 기웃거리며 물꿩을 찾다가 그마저 포기하고 모곡마을로 갔다.

야생 따오기를 볼까 해서다.

모곡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시골 대청마루에서 꼬부랑 할머니가

외지인의 동태를 살피고 계시는 모습이 눈에 띈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주시하고 있다.

 

이 마을은 따오기로 유명한 마을이다.

방사한 따오기가 올해 처음 이 마을 숲에 둥지를 틀고 육추를 한 곳이기도 하다.

할머니들 두 분씩 짝을 지어 당번을 정하고

포란과 육추를 하고 있는 따오기 식구를 보호하기 위해 할머니들께서 당번을 정해 보초를 서고 있는 마을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난 대청마루에서 외지인이 출입하는 장면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꼬부랑 할머니의 모습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논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따오기도 보이지 않고

나를 주시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해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차를 돌려 나와버렸다.

 

이제 딱히 갈 곳이 없다.

이왕 따오기를 보러 왔으니 따오기 복원센터로 가 따오기나 볼까 싶다.

 

여긴 좀 걸어야 한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따오기가 있는 곳까지 갔다.

여기 가면 따오기를 볼 확률이 높다.

 

돌고 돌아왔으니 뭔가 하나쯤은 건져야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이다.

그런데 따오기는커녕 그 흔한 백로도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습지를 보니 바짝 말라 있고 잡풀만 무성한 것이 당최 뭐가 있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탐조하는 사람도 나밖에 없다.

 

먹을 게 없으니 백로나 따오기가 있을 턱이 없지.

그~참, 오늘 완전 공염불이네.

 

내친김에 징검다리까지 걸었다.

가면서 부엉덤에 혹시 수리부엉이가 있는가 싶어 살펴봐도 코빼기도 안 보이고

우거진 숲 속에도 딱히 찍을 만한 새가 없다.

 

마음을 접었다.

이미 출발할 때 이런 분위기를 예감하고 왔으니 걷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무심하게 왔던 길을 따라 나갔다.

오던 길 그대로의 모습이다.

 

오늘 총 걸음 수는 17,000보 정도

더운 날이었지만 근래 가장 많이 걸었다.

 

그래 새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걷는 게 더 중요할지 모른다.

늘 새를 찍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되새기곤 했는데 잘됐다. 

 

걸은 만큼 벌었다.

언제 또 이렇게 걸어보겠나.

 

주남도 우포도 허탕 치길 잘했다.

 

 

 

 

꽃턱/마치 욕실에 있는 초록색 샤워기처럼 생겼다. 열매인냥 보이지만 얘를 꽃턱이라 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이 꽃턱은 '크고 해면질이며 길이와 지름이 각 10cm로 표면이 평탄하고 역원뿔 모양이다.'라고 적혀 있다. 흔히 이 꽃턱을 꽃받침이라 표기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리고 꽃턱의 표면에 샤워기 구멍 같은 것이 10개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연꽃 열매이다. 그리고 이 열매 껍질 안에 있는 속살인 과실을 '연밥' or '연실'이라 부른다. 바로 연꽃 씨앗인 것이다.

 

꽃턱 아래 보이는 저 부분이 꽃받침

 

보풀

 

물옥잠

 

우포늪에서 본 흰뺨검둥오리 가족

 

'야생화·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  (0) 2022.08.23
해바라기  (0) 2022.08.08
제주에서 남긴 이것 저것  (0) 2022.07.29
연꽃 촬영  (0) 2022.07.18
서해 끝섬 외연도에서  (0)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