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앉은부채
■ 언제 : 2017. 2. 21.(화)
■ 어디로 : 충북 모 앉은부채자생지, 미동산수목원
■ 누구랑 : 홀로 왕복 350여 km를 달림
앉은부채
천남성과 여러해살이풀로 앉은부채와 그의 사촌격인 애기앉은부채가 있다.
앉은부채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피고 좀 더 지나면 잎이 배추잎 모양으로 커지고
애기앉은부채는 잎이 꽃보다 먼저 핀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피고 애기앉은부채는 7~8월에 꽃이 핀다.
앉은부채는 줄기 없이 뿌리에서 바로 잎이 나오고, 불염포에 쌓여 육수꽃차례 모양을 하고 있다.
불염포 안의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것에 작은 꽃이 달려 있는 게 앉은부채의 꽃이다.
불염포란 육수꽃차례의 꽃을 싸고 있는 포를 말하며, 달걀이나 항아리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육질이다.
이런 모양은 천남성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앉은부채의 불염포는 갈색을 띤 자주색이고 짙은 색의 얼룩무늬가 있으며 한쪽 방향으로 열린다.
참고로 육수꽃차례라는 말은 꽃대가 굵고 꽃대 주위에 꽃자루 없이 작은 꽃들이 많이 피는 꽃차례이며,
꽃차례는 꽃대에 달린 꽃의 배열이나 꽃이 피는 모양을 말하며 화서라고도 한다.
이른 봄에 핀 앉은부채의 포 안에는 더러 꽃차례가 사라진 흔적이 있는데,
이는 겨우내 굶주렸던 들쥐가 따먹었거나 야생 동물이 먹었기 때문이다.
앉은부채의 이름은 꽃이 지고 나중에 잎이 부채처럼 크게 자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땅에 바짝 붙어 핀 꽃의 모양이 마치 광배를 뒤로 하고 앉은 부처 같기도 해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미국에서는 스컹크 캐비지(Skunk Cabbage)라고 한다.
스컹크처럼 꽃에서 냄새가 나고, 잎은 배추를 닮았다고 하여 그렇게 부른다.
앉은부채는 너무 이른 봄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꽃가루를 옮겨 주는 벌과 나비가 찾아올 수 없다.
그 대신 냄새로 유혹하여 벌과 나비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다른 곤충을 불러들이며,
고기 썩은 냄새로 유혹을 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앉은부채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사는 것만큼 냄새가 지독하지 않다.
그러니까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기 전에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곤충은 사람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도 잘 맡으니까 냄새를 맡고 꽃을 찾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앉은부채가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을 피우며 하는 신기한 행동이 하나 더 있다.
그건 꽃에서 열을 내는 것이다.
열을 내는 까닭은 꽃에서 나는 냄새를 더욱 멀리까지 보내기 위해서다.
그동안 자신은 몸에 더 많은 꽃가루를 묻히게 된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혹시나 있을 적을 피하기 위해 꽃을 감싸는 불염포에는 얼룩무늬를 만들어 두었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위해서. 그리고 이런 것보다 더 확실한 준비를 해 두었는데 그것은 몸에 독을 만들어 두는 거다.
일찍 잎을 내고 자라는데 동물의 먹이가 되면 헛일이니까 자신을 보호하는 방편인 셈이다.
내용 중 일부는 김영철의 우리 풀꽃 이야기 중에서 정리
'야생화·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초 (0) | 2017.03.02 |
---|---|
생강나무 꽃눈, 노루귀, 복수초 (0) | 2017.02.24 |
갯버들 (0) | 2017.02.18 |
대구수목원 산책 (0) | 2017.01.22 |
성서 와룡산에서 본 겨울나무 열매 (0) | 2016.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