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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스크랩] 군위 아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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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아미산

거친 바윗길·푸근한 흙길 동시에 만나다

설악산 공룡능선 축소판 "초반의 바위연봉이 으뜸"

바위 능선 지나면 흙길…편히 숲 향 맡으며 산행

미니 설악산이다. 아미산(737m)은 공룡능선의 바위 봉우리 윗부분만 싹둑 잘라 옮겨둔 것 같은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다. "공룡능선을 가고 싶지만 힘든 산행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못 간다"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산이다. 산 전체를 보면 흙이 많은 육산이지만 산 입구부터 1㎞에 걸쳐 이어진 바위 연봉은 공룡능선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경북 군위군청 산림경영과 배경호(52) 계장은 군위 토박이로 아미산 등산로를 정비한 주인공이다. 배 계장은 "군에서 3억7000만원을 들여 3년 노력 끝에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고 한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지자체 살림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인 것인데, 그만큼 아미산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미산은 "가장 군위다운 산이며 산행 초반의 바위 연봉이 산행의 백미"라고 한다. 배씨는 '내 사랑 군위' 같은 노래에도 아미산이 나올 정도로 군위 사람들에게 각별한 산이라고 말한다.

산을 오른 지 3분 만에 능선이다. 앞에는 바위로 된 공룡의 이빨이 거칠게 치솟았고 양옆으로는 발아래 풍경이 펼쳐진다. 단정하게 선을 그은 논밭과 둥글둥글한 곡선의 성격 좋아 뵈는 산등성이들이 둘러싸고 있다. 시작 3분 만에 이런 멋진 풍경을 맛봐도 되는 건지, 공짜로 산의 속살을 맛보는 기분이다. 본격적인 암릉산행은 의외로 편안하다. 거칠게 치솟은 암봉 사이사이로 길이 나 있고 정 위험한 구간은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아름다운 눈썹을 뜻하는 아미(蛾眉)에서 음을 빌려와 높고 위엄 있다는 뜻의 아미(峨嵋)가 되었다고 산 이름에 관해 얘기한다. 연봉 중에서 가장 힘 있게 치솟은 게 앵기랑바위다. 양지마을에서 보면 아기 동자승을 닮았다 해서 그리 불린다. 앵기랑바위가 암릉구간의 핵심이라 할 수 있으나 위험하여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 있어 우회한다. 우회하여 오른 바위능선에는 바위만큼이나 기이한 모양의 소나무들이 뱀처럼 똬리를 틀고 뿌리를 내렸다.

아무리 봐도 싫증 나지 않는 바위능선을 뒤로 하고 흙길을 오른다. 암릉구간이 끝나자 산은 빽빽한 숲의 육산이다. 긴장감 없이 편하게 흙을 딛고 진동하는 숲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다. 마치 6성급 호텔에서 양식 을 즐기다 갑자기 시골집의 구수한 청국장을 먹는 듯 다르지만 나름의 산 타는 맛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달콤한 것을 먹어서인지 풍경 하나 없는 오르막은 더 길고 가파르게 느껴진다. 갈림길에서 대곡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잘생긴 소나무들이 많아 하산길이 지루하지 않다. 작은 저수지인 대곡지에 닿자 저만치 아미산 주차장이 보인다. 산행을 마친 사람들의 얼굴이 환하다. 달콤함과 구수함을 모두 맛본 덕이다.




 

코스

세 가지 코스가 있다. 양지마을~암릉구간~큰작사골삼거리~대곡지~양지마을로 도는 4㎞에 2시간 30분 걸리는 짧은 코스(난이도: 별 다섯 개 기준 ★), 암릉구간~절골삼거리~대곡지로 도는 6㎞에 3시간 30분 걸리는 중간 코스(★★), 암릉구간~아미산~방가산~장곡자연휴양림으로 도는 10㎞에 6시간 걸리는 긴 코스(★★★)가 있다. 짧은 코스와 중간 코스는 원점회귀산행이며 자가운전으로 왔을 경우 긴 코스는 택시를 불러 타고 주차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암릉산행이라 해도 계단이나 시설물이 잘 되어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임의로 출입금지 바위에 오르지 않는 이상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암릉구간 이후로는 모두 흙길 위주의 육산이다. 아미산과 방가산 정상에는 나무가 높아 조망이 없다.


장곡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진 긴 코스의 능선은 꾸준히 오르내림이 있고 화려한 경치가 없어 자칫 산행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산 입구의 등산 안내도에는 방가산 지나 갈림길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표시되어 있으나, 휴양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산길을 변경해 기존의 하산로에 철책을 설치해 길을 막을 예정이라 한다. 대신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직진해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통

군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학암·낙정행 버스를 타고 아미산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1일 7회 운행(08:20, 09:40, 13:30, 14:30, 15:30, 18:10, 19:30)하며 1시간 소요에 요금은 1000원이다. 승용차를 아미산 주차장에 두고 산행하여 장곡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할 경우 고로면택시(054-382-1466)를 이용해 되돌아가면 된다. 요금은 1만7000원이다.


맛집

배경호씨는 군위의 먹을거리로 한우를 추천한다. 군위에서 키운 소를 현지의 현대식 도축장에서 잡아 신선도가 뛰어나다고 한다. 군위 한우는 맛도 좋지만 저렴해 세 명 식사 시 5만원이면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9월 초 기준 현지 식당에서 한우 모둠 구이 600g에 3만3000원이었다. 군위의 한우집으로 간동삼거리 이로운 한우(054-382-9909), 태양한우(054-383-1199), 우사랑(054-382-2422) 등이 있다. 식사류는 한우곰탕(7000원)과 육회비빔밥(9000원)이 있다.


숙식

아미산 인근에는 모텔이나 팬션 같은 숙소가 없다. 멀리서 아미산을 찾는 이들은 대체로 장곡자연휴양림(054-380-6317)을 이용한다. 군위군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으로 고로면 장곡리, 학성교 건너 골짜기 안에 있다. 천연숲이 우거져 산행 후 하루 묵고 가기 좋다. 다만 가까운 수퍼마켓이 12㎞ 밖에 있으므로 미리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종합산막, 생태체험학습관, 족구장, 어린이물놀이장 등이 있다. 6인실 6만원, 8인실 8만원, 10인실 10만원, 15인실 15만원. .


출처 : 슬로우로드
글쓴이 : 함지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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