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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넓적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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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적부리

 

■ 언제 : 2021. 12. 9.(목)

■ 어디 : 주남저수지

■ 누구랑 : 혼자

 

카메라 가방을 둘러멨다.

새나 찍으러 가자는 심산이다.

 

92년을 산 세월이지만 당신이 혼자 되씹는 소리는 여전하다.

자식이라고 누구든지 옆에 있으면 더하다.

 

나도 나이 육십갑자 한 바퀴 돌고 3년 더 살았다.

평생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당신이 기계적으로 내뱉는 푸념과 한서림은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내 몸뚱이에 다 새겨져 있다.

 

세월이 그렇게 새겼다.

이제 더는 새겨 넣을 자리마저 없다.

그걸 아는지 요즘 나한테는 좀 덜하다.

 

삼일 지났다.

겉도는 축음기처럼 늘 되풀이되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묘한 기분이 든다.

나도 중독이 된 모양이다.

 

새가 다가온다.

셔터를 누르는데 아무런 느낌이 없다.

그저 꾹꾹 누를 뿐이다.

겉도는 축음기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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