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동물

호사도요 육추

[無心] 2025. 5. 31. 21:32
728x90

호사도요 육추

 

 

■ 언제 : 2025. 05. 30.(금)

■ 어디 : 근교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붉은부리찌르레기, 새호리기, 솔개, 호사도요 육추 장면

 

 

 

호사도요/ 새끼 네 마리가 무사히 부화해 병아리떼 마냥 어미 뒤를 졸졸 따라 다니는 귀한 장면. 참고로 나는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웬만해선 삼각대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손각대로 찍는다.

 

 

네 번째다. 이 녀석 때문에 손을 다친 안 좋은 기억도 있고 갈 때마다 얼굴도 잘 보여주지 않아 이젠 화가 나 보여준대도 가지 않으리라 다짐 아닌 다짐까지 했었다. 그런데 계정숲에서 붉은부리찌르레기 육추 장면을 찍고 있는데 얘가 결국 부화를 해 새끼 네 마리가 어미 뒤를 병아리 마냥 졸졸 따라 댕긴단다. 안 갈 수가 없다. 가야지... 거리도 얼마되지 않는데... 1시간 30분 거리다. 12시가 넘었으니 가다가 충전하고 가면 2시 30분이면 도착할 수는 있겠다. 그 정도면 내일 가는 것보단 오늘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선다. 달렸다. 지인으로부터 세 군데서나 전화가 왔다. 지금 현장에는 아직 소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단다. 그럼 더더욱 달려가야 한다. 내일은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막상 내가 도착하니 많지 않았다던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내가 달려온 시간에 다른 이들도 연락을 받고 많이 왔었던 모양이다.

 

 

호사도요 암컷은 결국 못 봤다. 운이 여기까지인 모양이다. 허나 호사도요가 어떤 새이던가... 이 귀한 새를 포란하는 장면과 육추하는 장면을 찍었으니 더 이상 뭘 더 바라겠나. 성조를 보기도 어렵지만 육추하는 현장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조류 촬영의 기록적인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 마리 모두 잘 성장해 무사히 서식지로 잘 날아가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