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동물

큰유리새

[無心] 2022. 7. 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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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유리새

 

■ 언제 : 2022. 7. 14(목)

■ 어디 : 하빈, 마천산산림욕장

■ 누구랑 : 혼자

 탐조물 : 황조롱이, 황로와 황로 비번식깃, 중대백로, 큰유리새, 노랑턱메새

 

 

오늘 탐조 중 가장 재밌었던 건 단연 큰유리새와의 만남이었다.

많은 종을 본 건 아니지만 나름 짭짤한 하루였다.

점심 먹고 근교로 시부저기 더위와 맞섰다가 얻은 행운이었다.

 

여긴 육신사 탐조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번 들린 적이 있다.

늘 이 길을 다니면서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촉이 생겼지만,

항상 탐조 후 집으로 가는 길이라 그냥 스쳐 지나가곤 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큰유리새를 유인해 촬영에 성공하기도 했었다.

그 기억이 삼삼해 혹시 긴꼬리딱새나 팔색조가 있을 가능성도 엿보여

오늘은 작정하고 여길 탐조하기로 맘먹고 나선 길이다.

 

하빈면을 먼저 갔지만 거긴 그냥 한 바퀴 돌고 올 작정이었다.

예기치 않았지만 운이 좋았던지 황로와 비번식깃인 황로도 봤고

도로변 전봇대에 앉은 황조롱이도 잘 찍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가고자 했던 산림욕장을 찾았다.

날씨가 너무 더운지 산책하는 사람도 다문다문 눈에 띄었다.

당연히 사진기를 둘러멘 사람은 나밖에 없다.

 

산림욕장을 올라가면서 버드콜을 틀었다.

큰유리새는 지난번엔 어두워 감도가 높았지만 찍기는 했으니

오늘은 혹시 모를 일이라 팔색조와 긴꼬리딱새부터 먼저 틀었다.

얘들은 지금 짝짓기 시즌도 아니고 육추도 끝난 무렵이라

있다한들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운이 좋다면 나타나 줄 수도 있다.

 

큰유리새는 물론이거니와 혹시 하고 기대했던 팔색조와 긴꼬리딱새는

있는지 없는지 당최 예측조차 어렵다.

반응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큰유리새도 나타날까 의아스럽다.

 

버드콜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큰유리새 수컷이 휙 하고 날아왔다.

그것도 견제도 하지 않고 가까운 나뭇가지 위에 앉는다.

지난번과는 상황이 영 딴 판이다.

나뭇가지에 앉아 어두워 감도가 높았지만, 가까운 곳이라 노이즈도 별로 없다.

 

이럴 수도 있구나.

욘석이 가까운 곳에 머물며 날아가지도 않고 움직여 봐야 옆가지다.

이 순간, 팔색조도 긴꼬리딱새도 내겐 별 의미가 없다.

오늘은 욘석이 VVip다.

 

이젠 암컷만 보면 된다.

암컷은 딱 한 번 나타나긴 했지만 먼 가지 옆에 앉아 찍을 수가 없었다.

그 후론 전혀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암컷만 수컷처럼 한 번 찍는다면 오늘 일정은 최고조에 달하는데

늘 그랬지만 원하는 대로 다 주진 않는다.

 

다녀보니 그렇더라. 탐조란 늘 100% 만족하긴 어렵다.

 50% 정도의 수확을 얻을 수 있다면 그나마 운이 좋은 날이다.

비록 암컷은 원하는 대로 담지 못했지만 오늘은 대만족이다.

 

땀방울이 빗방울처럼 등 뒤를 적셨지만

더위도 아랑곳없는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