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꼬리/되지빠귀유조/청딱따구리/후투티
꾀꼬리/되지빠귀유조/청딱따구리/후투티
■ 언제 : 2022. 6. 30(목)
■ 어디 : 옥산서원, 흥덕왕릉
■ 누구랑 : 혼자
■ 탐조물 : 꾀꼬리, 되지빠귀 유조, 청딱따구리, 장끼, 후투티
꿀꿀한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진퇴양난이다.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도무지 답을 낼 수가 없다.
휴대폰에 담아 놓은 송가인과 김상희 노래 모음을 들으며 길을 나섰다.
노랫가락이 귀에 들어 오지도 않았지만
송가인 노래가 끝나고 김상희 노래마저 끝나더니
뒤이어 버드콜을 하기 위해 모아 놓은 새소리까지 들려온다.
여기 가봤자 오늘은 별 재미가 없으리라.
알면서도 갔다.
역시 새를 찾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당연하겠지.
여긴 얼마 전 후투티에 되지빠귀 육추가 한창일 땐 남대문 시장 버금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은 휑한 바람만 분다.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처럼~
온 김에 오늘은 흥덕왕릉까지 탐조했다.
여기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후투티와 까마귀만 득시글 거린다.
솔숲이 나를 주저 앉힌다. 잠시 발품을 내려 놓았다.
인기척을 느낀 후투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난다.
그냥 내버려뒀다.
놀라서 가는 녀석 애써 붙잡을 맘도 없다.
'까악 까악' 울어 대는 까마귀 소리도 흉물스럽지 않다.
솔향마저 왕릉이 가로막아 냄새조차 맡을 수 없다.
사방이 장막이다.
오늘 내 기분이 그렇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일이나 할까?
내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어 더 그런 기분일까?
일을 하면 이런 기분이 덜하려나.
무심타
이 한 마디로 아호를 무심으로 썼다.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욘석은 먹이를 물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