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동물

긴꼬리딱새

[無心] 2022. 7. 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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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딱새

 

■ 언제 : 2022. 7. 3(일)

■ 어디 : 울산 모처

■ 누구랑 : 젊은 친구랑 부산 지인 분과 함께

 탐조물 : 긴꼬리딱새, 팔색조, 곤줄박이 유조, 칡때까치

 

 

긴꼬리딱새 보러 또 갔다.

매번 허탕만 치다가 빈손으로 돌아서곤 했는데 오늘은 어미는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젊은 친구를 대동하고

탐조운이 좋은 부산 지인 분도 오신다고 했으니

오늘은 뭔가 희망이 보인다.

 

그런데 믿었던 분께 갑자기 불상사가 생겼다.

미리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분이

우리가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오다가 넘어져 이마가 찢어졌다.

심하게 다쳤다.

돌부리에 이마가 찍혔는데 깊이 파였다.

아뿔싸, 우째 이런 일이~

 

여기 오지 않아도 될 분이 우리가 왔다고 길잡이 역할하러 오셨다가

다쳤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하필 일요일이라 병원도 갈 만한 곳이 없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문을 연 병원이 있었다.

젊은 친구가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다섯 바늘이나 꿰매었단다.

이런 변이 있나...

 

병원으로 간 사이 혼자 긴꼬리딱새가 있다는 곳으로 갔다.

이미 말은 들었지만 현장은 개판 오 분 전이다.

어느 몰상식한 사람의 짓인지 몰라도 둥지 주변이 엉망진창이었다.

참혹할 정도였다.

 

이렇게 까지 했어야 하나?

대밭 주변을 깎아낸 바닥은 마치 쇠창살이 박혀 있는 것처럼 뾰족하게 드러나 있다.

곳곳에 죽창이 박혀 있어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나도 발에 걸려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그 와중에 어디서 후드득 거리더니 새끼 한 마리가 바닥으로 날아왔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소 시기가 아니었음에도 날아와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른 몇 장 찍고 그 주변에서 물러섰다.

어미가 데리고 가거나 어미 곁으로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도록

나름 조처를 해 주었다.

 

마지막 남은 새끼 한 마리가 있을 땐 어미가 주변에 자주 나타났다.

새끼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난, 새끼가 이미 이소를 다 한 줄 알았다.

그저 어미가 보이면 어미만 찍으려 했는데

어쨌거나 난리통에 어미도 보고 새끼까지 봤다.

 

여기 와서 재미 본 적이 없는데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나까지 덤으로 해를 끼쳤는지 모호하다.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그저 멋쩍기만 하다.

 

새끼가 무사한지 다시 갔다.

다행히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

어미 곁으로 무사히 날아갔다.

 

이젠 새끼도 어미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새끼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간 모양이다.

잘 됐다.

나도 나왔다.

 

늘 실패했던 팔색조를 찾아볼 요량이다.

오늘은 팔색조를 볼 수 있으려나...